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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0-03-16 오후 2:13:49  조회수 : 501
  2677 . [단독] 코로나 진단키트 만든 씨젠 “세상에 없는 시약 만들자” 교수직 버리고 창업
  등록자 : 중앙일보        파일 :

코로나 진단키트 만든 씨젠 적자 각오, 다른 건 접었다

▲[출처: 중앙일보] 코로나 진단키트 만든 씨젠 적자 각오, 다른 건 접었다유전자 기반 진단시약 개발 및 제조업체 씨젠의 천종윤 대표는 1주일만 더 빨리 진단시약 개발을 할 수 있었다면 피해를 더 줄일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질본보다 빨리 움직인 진단키트기업 씨젠 천종윤 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국내 감염 확진자수가 13700명을 넘었다. 사망자수도 20명에 달한다. 코로나19의 국내 진원지로 갑자기 등장한 신천지 신자들이 가장 큰 이유지만, 발빠르게 개발된 진단키트도 한몫하고 있다. 덕분에 24시간 걸리던 코로나19 감염자 진단은 6시간 안으로 크게 줄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만 하루 최대 1만건을 검진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진단키트 덕분이다. 지난달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진단시약을 공급하고 있는 유전자 진단시약기업 씨젠의 천종윤(63) 대표를 지난달 26일 인터뷰했다. 천 대표는 남들은 이 와중에 대박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전 직원이 다른 모든 진단시약 개발생산을 접고 코로나19진단시약에만 매달리고 있어 사실상 회사가 어렵다고 말했다. 씨젠은 식약처가 지난달 27SD바이오센서와솔젠트 2개 진단기업을 더 승인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코젠바이오텍과 함께 전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전부를 감당해왔다.

지난달 12일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면, 언제 진단시약을 개발했다는 얘긴가.(긴급사용승인이란 긴급히 진단시약이 필요하지만 국내에 허가제품이 없거나 부족할 경우 질병관리본부가 요청한 시약을 식약처에서 빠른 절차를 거쳐 한시적으로 승인하는 제도다.)

= 개발에 2주일, 긴급사용 승인을 획득하는데 일주일이 걸렸다.(12일은 국내 확진자 28, 사망자는 없을 당시다.)

그럼 1월 중순에 개발을 시작했다는 얘긴데, 그때까진 국내에는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다.

= 국내엔 없었지만 중국에서우한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피해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을 때다. 머잖아 중국뿐 아니라 한국으로도 바이러스가 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112일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코로나19 유전자 염기서열이 떴다. 세계보건기구(WHO)115일 독일 베를린 샤리테대학병원에서 개발한 코로나19 검사 시약의 정보를 공개했다. 씨젠은 116일에 사내회의를 통해 코로나19진단시약 개발을 제안하고, 21일 개발에 착수했다. 다행히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7일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감염증 검사 확대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통해 긴급승인 요구사항을 파악했고, 이후에 긴급하게 개발을 완료했다. 발 빠르게 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출처: 중앙일보] 코로나 진단키트 만든 씨젠 "적자 각오, 다른 건 접었다"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최준호 기자

식약처로부터 사용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병 진단키트를 개발한다는 건 기업으로선 모험 아닌가.

= 그렇다. 섣불리 개발에 나섰다가 아예 사용승인을 못 받거나, 승인을 받더라도 코로나19가 다 지나간 뒤 시판해 재고만 떠안을 위험도 있는 상황이었다. 긴급사용승인제도가 없다면 제품 개발 착수부터 승인까지 12개월은 걸린다. 그만큼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엄중하게 생각했고, 모험을 걸었다.

현재 국내 진단키트 수요의 절반 이상을 감당한다고 들었다. 재난 상황이긴 하지만 기업으로선 좋은 기회로 보인다.

= 그렇지 않다. 지금 적자를 각오하고 코로나19에만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씨젠의 진단시약은 160종이 넘는다. 전체 매출의 82%을 올리고 있는 해외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계속 연구개발을 해야 하지만, 현재로썬 그럴 여유조차 없다.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현재 전국 각지의 진단현장에 사용 교육 등 검사지원을 위해 연구인력 68명이 파견돼 있다. 사실상 새로운 연구개발은 손 놓은 상태다.

어떻게 2주 만에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나.

= 일단 코로나19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공개된 덕분이다. 독일에서 1월 초 세계 최초로 코로나 진단키트가 개발됐다고는 하나, 이는 기존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들의 염기서열을 바탕으로 한 것이지, 코로나19를 정확히 파악해서 만든 게 아니다. 여기에 씨젠이 지난 20년간 각종 유전자 진단시약들을 개발해온 데이터와 노하우, 또 이를 바탕으로 슈퍼컴퓨터에 가까운 고성능 컴퓨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진단시약 설계를 빠르게 할 수 있었다. 기존 방법으로 100명의 전문가 3개월 동안 할 것을 인공지능과 컴퓨터로 3시간 만에 해결할 수 있다.

천 대표는 미국 테네시대에서 생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를 지내다 2000년 씨젠을 창업했다.

[중앙일보] 2020.03.01 20:38 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Inside the company that used AI to create a coronavirus test

Seegene, a Korean biotech company, gave CNN's Ivan Watson exclusive access to its facilities where their team developed a test kit for the novel coronavirus in under a month using AI technology.

“세상에 없는 시약 만들자” 교수직 버리고 창업


천종윤 씨젠 사장이 한번에 여러 병원체를 검사할 수 있는 시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업을 한다면 자금을 대 주겠다.”

천종윤 씨젠 사장(58)은 삼촌의 사업 자금 지원 약속을 믿고 이화여대 생물학 교수를 그만뒀다. 대학에서 후학을 키우고 순수 연구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사업을 통해 인류에 기여하는 게 더 가치가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는 2000년 삼촌에게서 3억 원을 받아 바이오 벤처기업 씨젠(Seegene)을 창업했다. 자금을 대 준 삼촌은 ‘애니콜 신화’의 주역으로 한때 100억 원이 넘는, 삼성 사상 최고 연봉을 받았던 천경준 전 삼성전자 기술총괄 부사장이다.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천 사장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생각도 못 한 원천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세계 최고가 되려면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공인 분자미생물학을 살릴 수 있는 분자 진단으로 사업 방향을 정했다.

“먼저 분자 진단 사업을 시작한 로슈 같은 글로벌 기업이 20년 전에 개발된 기술을 쓰는 것을 보고 새 기술로 신제품을 내놓으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분자 진단은 DNA, RNA 같은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메르스 같은 호흡기 질환, 성병, 간염, 결핵 등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선진 기법이다. 발병 전인 잠복기에도 진단할 수 있고, 항원 항체 반응을 이용하는 기존 면역진단법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조기 진단으로 질병의 완치율을 높이고 치료비도 줄일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분자 진단은 산업화 초기이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분자 진단에 필요한 유전자 증폭 기술(PCR)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아 진입 장벽이 높다.

천 사장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연구에만 매달려 새 유전자 증폭 기술인 ‘ACP’를 개발했다. 유전자를 증폭하려면 프라이머(Primer)라는 미세 DNA가 복제하고자 하는 유전자와 정확하게 결합해야 한다. ACP는 새로운 개념의 프라이머 구조를 통해 DNA 사슬 중에서 원하는 타깃 유전자만 대량 증폭하는 신기술이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환자 진단에 쓸 수 있는 산업용 기술 개발에 나섰다.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2005년 여러 타깃 유전자를 한번에 증폭하는 ‘DPO’ 기술을 개발했다. 한 번의 검사로 여러 병원체를 동시에 진단하는 동시 다중 분자 진단 시대를 연 원천기술이다.

한국 미국 유럽 등에서 특허를 받은 이 기술로 호흡기 병원체 12종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시약을 만들어 2006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았다. 기존 제품은 한 번에 한 병원체만 검사할 수 있었다.

“성 매개 감염 원인균 6종을 동시 검사하는 제품으로 성병 의심환자 600여 명을 검사했더니 19%였던 감염률이 82%로 높아졌어요. 매독과 임질 검사만으로 확인할 수 없던 환자까지 찾아낸 거죠.”

처음부터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미국 병원과 검진센터를 찾아가 시연을 하며 성능을 확인시켰다. 대다수 의사는 동시 다중 검사가 개별 검사보다 정확할 수 없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우수성을 입증하는 임상실험 결과가 나오고 논문들이 발표되자 2008년 미국 대형 검진센터인 바이오레퍼런스가 제품을 주문했다.

2010년 실시간 유전자 증폭 기술(READ)에 이어 동시 다중 실시간 유전자 증폭 기술(TOCE, MuDT)도 개발했다. 이 기술로 호흡기 병원체 26종, 성 매개 감염 원인균 28종, 자궁경부암 원인균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28종 등을 한번에 검사하는 제품을 만들어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씨젠은 해외 50여 개국, 300여 개 병원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조 원을 넘는다.

천 사장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부친의 사업 부도로 끼니를 걱정할 만큼 가난하게 살았다. 결핵에 걸려 검정고시를 거쳐 건국대 농대에 입학했다. 학자의 꿈을 이루려고 대학 졸업 후 6개월 치 생활비를 들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에 매진해 테네시대에서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역경을 이겨 내고 자수성가한 그는 동시 다중 분자 진단 기술을 세계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미국 아코니바이오시스템, 영국 랜독스, 일본 에자이 등 세계적 기업에 핵심 기술을 이전했다.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분자 진단 대중화에 앞장서겠습니다.”

임신 진단처럼 키트로 질병 유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그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2015-06-10 03:27:47 동아일보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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